[파친코 35화] 마중, 나왔어요!💌 -남영란 파친님
올해는 유독 시간 개념이 뒤죽박죽이라 계엄 선포가 몇 년 전인가 싶고, 날씨마저 여름인가 싶다가 겉옷을 찾습니다. 와중에 기리는 날이 많은 5월💐을 맞아, 안부를 나누고 역사적 의미를 새기며 입체적인 일상을 되찾고 있습니다. 5월에는 첫날 노동절부터 날마다 모든 관계 속에서 촘촘하게 살아가는 한 사람, <노동해방 마중>의 활동가 남영란 파친님을 마중😄합니다!
#1. “파친님, 스스로 소개 부탁드려요~”
부산지역의 많은 단체와 활동가들을 만나며 성장해가고자 하는 13년차 부산지기 남영란입니다. 지금은 부산에서 저를 무럭무럭🌳 자라게 해주셨던 동지들과 함께 <노동해방 마중>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다른 세상을 향한 ‘마중길’🙂을 내고 있습니다.
#2. “파랑은 어떻게 알고 연을 맺게 되셨어요?”
2022년 2월, 파랑이 출범한 후 첫 사업으로 진행한 [부산지역 인권단체 및 인권활동가 현황조사]를 함께 했습니다. 지금 이야기 나누고 있는 재인님, 상경하신 조은별 활동가와 연구팀을 구성하여 함께 했지요. 두 분 다 오가며 만난 것 외에는 같이 일해본 적 없었는데, 연구조사 활동📚하면서 너무 좋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부산에서 다양한 사안으로 만났지만 잘 알지 못했던 단체와 활동가들의 활동여건과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당시 제가 속했던 단체의 지속가능성과 지향에 대한 고민을 거꾸로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파랑으로부터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챙김을 받으며 파랑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3. “파친님과 함께하여 든든했던 그때부터 <마중> 준비 소식을 들었는데 드디어 출범했네요. 축하드려요!🎊”
준비 기간이 좀 길었지요?😅 지난 4월 30일 <노동해방 마중> 출범식이 있었습니다. <마중>은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선 ‘대안사회’에 대한 전망으로써 현장과 지역에서부터 교육과 운동을 만들어가려는 단체입니다. 이름대로 노동에 대해 묻고 해방의 길🔑을 찾으려 합니다. 지금 사람도, 동물도, 땅도, 물과 바람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생명이 자본의 착취와 수탈에 시름을 겪고 있어요. 자본에 속박된 노동은 노동하는 존재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일터와 삶터에서 사람을 죽이고 땅과 무수한 생명을 죽입니다. 이 기괴하고 끔찍한 자본주의 착취 시스템을 거부하고 다른 세상을 향한 길을 내자는 포부🐳를 내걸었어요. 출범식에 함께 하신 분들이 “흐뭇하게 지켜보겠다”고 하시더라구요. 흐뭇하게는 OK! 그러나 지켜보지만 말고 더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고민의 장, 실천의 장, 연대의 장을 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4. “이미 부산의 어느 집회, 강연, 행사를 가도 파친님을 볼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 더욱 바쁘시겠어요. 그동안 연대해온 소식도 들려주시겠어요?”
짧게 말씀드리면 저는 오랫동안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정치조직에 몸담고 노동운동을 해왔어요. 부산에 내려와서는 지역의 동지들과 함께 도모하는 운동을 했지요. 반차별운동을 하는 단체들과 함께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를 만들어 지금도 활동하고 있구요, ‘차별금지법 제정해서 반차별연대 만들어보자!’하는데 잘 안되네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투쟁이 벌어질 때<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부산연대>를 만들고 함께 했는데요, 누더기라 불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법이 제정되어서 이제는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부산운동본부>로 이름을 바꿀 수 있었네요. 투쟁이 있는 곳에, 차별·배제·혐오가 있는 곳에, 죽음이 있는 곳에, 아픔이 있는 곳에서 능력이 되는 만큼 할 일을 찾고, 머릿수라도 보태고, 마음이라도 보태려고 해왔던 것 같습니다.
🌄<부산경남울산열사정신계승사업회>에서는 교육사업과 기록사업을 주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한 부분으로 열사를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 왔다면, 열사를 통해서 바라보는 역사의 역동을 보며 감동하고 아파하며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5. “아파하며 성장하는 시간이 역동하는 역사의 원동력인 거 같아요. 파친님이 올해 마음 쓰는 일은 무엇인가요?”
최근에는 기후위기를 삶의 위기이자 사회구조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는 목소리를 함께 내는 것에 힘을 쏟고 있어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로 인해 고용위기와 가족 및 지역공동체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며 함께 배우고 길을 찾아가려 하는데요, 이런 일들은 <마중>의 활동이기도 합니다.
<마중>의 결성은 개인적으로 30여 년간 버텨왔던 정치조직(정당) 운동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를 가져요. 그래서 그간의 정치조직(정당) 운동의 역사 위에서가 아니라 부산지역에서 맺어왔던 동지들과의 관계👐로부터 시작하려는 겁니다. 더 어려운 일인 것 같고, 그래서 더 막연하지만 그렇게 발걸음을 내딛고 싶어요.
#6. “그 발걸음을 응원해요! 마지막으로, 파랑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
바라는 것이라기보다, 곁에서 보면 몸과 마음이 아픈 활동가들이 많아요. 몸이 아픈 건 티라도 나지만, 마음이 아픈 건 곁에 있어도 모르는 경우도 많고, 알아도 그저☔ 지켜볼 수밖에요. 저 또한 ‘당신의 몸은 당신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라며 운동하는 사람의 자세를 운운했던 중에 받은 암 선고, 그리고 가족의 죽음을 마주하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프고 슬프고 분노하는 이들이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서로 도닥이며🫂 일구어가는 것이 운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동지들이 있는 현장에 같이 있으려 해요. 현장의 뒤편에서 활동가를 챙겨주는 파랑의 존재 자체가 든든한 힘이 됩니다!
밀도 높은 내용만 보면 자칫 다가가기엔 어마무시한 사람 같지만, 우리 파친님은 조용한 미소로 반기는 다정한 사람🌷이랍니다. 과거를 돌아보는 데에 진중하고, 현재 일어나는 모든 현장에 성실하며, 미래의 방향은 단호합니다. 그것이 <마중>의 준비 기간이 길었고, 들려주신 이야기에 ‘성장’과 ‘길’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 까닭일 것입니다. ‘파친님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라는 입장에서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신은 늘 뒷전이라는 것.🥲 파친님이 기대올 때 파랑이 언제든 마중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꼭 알아주시길 바라며, 파친님과 <마중>의 길을 다시 한번 응원합니다!🐬
<노동해방 마중>이 궁금하다면! bit.ly/마중함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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