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권플랫폼 파랑

여럿이 함께, 더 힘차게, 오래 멀리

부산인권플랫폼 파랑(波浪) 설립취지문

태평양을 향해 활짝 열린 도시 부산은 한반도의 역사에서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공유하는 창구로서 늘 존재해왔으며, 풍부함을 상징하는 부산(富山)에서 가마솥의 도시 부산(釜山)으로 이름이 바뀌는 동안에도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큰 시루(甑山)로서의 부산의 정신은 오롯이 살아남았다.

 

개항 이후 무역과 상업의 중심지로, 근대에는 문화와 국제교류의 통로로, 산업화 시대에는 조선과 물류의 상징으로, 민주화 시대에는 저항과 항쟁의 출발점으로 역사 속에 그 이름을 늘 새롭게 아로새겨 왔다. 이러한 뿌리 깊은 전통과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의 인권운동은 역사의 굴곡에서 고비 고비마다 폭발적이긴 하였으나 간헐적이었고, 장면 장면마다 뜨겁긴 하였으나 지속적이지 못하였던 게 사실이다.

 

한국사회 인권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인권과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에서 고통의 곁을 지키며 기록하고, 행동하는 인권현장 활동가들이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 척박한 지역 인권현장에서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은 그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는 사회적 약자에게 빛을 비추어 사회적 관심을 일으키고 제도개선의 길을 열어나가는, 인체에 비유하자면 산소를 실어 나르는 실핏줄 같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부산의 인권운동역량은 그동안 각각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했으나 흩어진 인권단체들의 취약한 기반으로 활동가들의 질적 성장과 양적 재생산을 뒷받침하지 못한 채 활동가의 열정과 헌신에 의존해 소진되고 있다. 이런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부산은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이후 2012년 인권단체가 하나 되어 인권조례를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저력을 지니고 있고, 힘을 합쳐 완전히 새로운 민간 주도의 인권센터까지 출범시키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 인권에 대한 열망을 키워 부산지역에서 새 물결을 일으킬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이 출범하고자 한다. 파랑은 또 하나의 인권단체가 아니라 인권운동생태계를 바꾸어나갈 새로운 인권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여럿이 함께, 더 힘차게, 오래 멀리 갈 수 있는 인권운동을 위해 인권활동가의 쉼과 성장의 지원, 작은 인권단체의 지속과 확장을 위한 지지기반 마련으로 풍성한 인권생태계를 기반으로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인권전문가와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 전문성을 높이며, 나아가 인권현장과 밀착한 통합적인 인권정책을 수립하고 제안하며 추진하는 튼튼한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이러한 파랑의 첫걸음에 부산시민 모두 한마음으로 파랑의 힘찬 몸짓에 함께 해주시길 기대한다. 파랑이 일으키는 첫 물결이 바위와 부딪히면서 더 큰 파도와 해일이 될 수 있도록 힘찬 격려의 바람[風]이 되어주길 바라며, 인권의 새로운 문(門)을 오늘 이 시간 여기서 우리 모두가 함께 활짝 열어젖힌다.

 

2022년 2월 24일부산인권플랫폼 파랑 추진위원 일동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의 비전

여럿이 함께, 더 힘차게, 오래 멀리 갈 수 있는 인권운동을 위해 활동합니다!

  • 지속가능성

    사람을 지키지 않는 운동에는 사람이 남지 않고, 사람이 남지 않는 운동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 인권

    인권의 관점에서 흩어진 운동역량을 아우르고 모아내는 단체가 부산에도 필요합니다.
  • 연대와 참여

    시민참여, 미래세대와 연결을 통한 인권운동의 지속과 확장을 꿈꿉니다.

부산인권플랫폼 파랑(波浪)의 목표

① 지역 인권활동가들의 쉼과 성장을 돕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자 합니다.

지역의 인권운동현장은 세간의 주목을 받지도 못하고, 힘이 되는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스스로 운동의 동력이 되어, 삶으로 운동을 밀어나가는 지역의 활동가들을 위한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자 합니다. 부산지역 인권활동가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쉼과 교류를 지원하고, 비전워크숍과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사업을 진행합니다.

② 작은(신생) 인권단체의 지속과 확장을 위한 지지기반을 마련합니다.

작은 인권단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활동비를 포함한 운영비 마련, △단체 운영에 대한 실무경험 부족, △다른 부문 활동 및 협력기관과의 네트워크 부족입니다. 작은 단체 차원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교류협력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공동의 의제에 부문별 활동역량을 모아 힘 있는 운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지기반이 되고자 합니다. 더불어 인권현안에 대한 공동모금캠페인과 기부매칭 플랫폼을 개발하여 현장활동과 연대하려는 시민들의 역량을 모아냅니다.

③ 인권현장에 밀착한 연구자그룹을 형성하고, 인권의제 발굴과 확산을 위한 공론장을 지원합니다.

지역의 수많은 인권이슈가 충분한 의미화,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휘발되곤 합니다. 현장의 활동가들은 자신의 운동을 언어화하는 데 겪는 어려움과 함께 의미화되지 못한 채 운동의 생명력이 약해지는 경험을 거듭해왔습니다. 부산지역의 인권연구자와 현장활동가가 그룹을 구성하여, 현장과 이론이 만나 인권활동의 경계가 확장되는 선순환을 만들고, 행정 및 시민사회와 다중으로 소통하고 협치하는 공론장을 만들어 인권과 보편가치의 영역을 넓혀가고 지역사회 전반에 참여적인 흐름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④ 친근하게 다가가 참여로 안내하는 시민참여 인권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인권운동이 특별한 일이나 활동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내 삶과 일상 곳곳에 인권의 가치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주는 문턱 낮고 넓은 시민교육의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부산지역 인권이슈를 쉽고 친근하게 전하는 뉴스레터 브리핑, 인권운동현장의 당사자와 부문별 권리주체에게 직접 드는 인권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인권단체 자원활동 연계와 청년을 위한 인권단체 인턴십 프로그램 등 내 주변의 인권현장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권의 가치를 삶 속에서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이사

  • 이사장정귀순
    부산광역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 이사남원철
    부산 지하철노조 수석부위원장(전)
  • 이사박광주
    부산대학교 사회대 명예교수
  • 이사박인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 대표
  • 이사송시섭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이사유선경
    노동법률센터 도토리 대표 공인노무사
  • 이사이민아
    지역서점 생활문화시설 낭독서점詩집 대표
  • 이사이수연
    국제가톨릭형제회(AFI) Board of Director

감사

  • 감사이재홍
    이촌회계법인 부산지점 대표
  • 감사이현우
    법률사무소동행 변호사

사무국

  • 이사장정귀순
  • 사무국장한아름
  • 운영팀장이재인

고문

  • 송기인
    천주교 사제

자문위원

  • 김인선
    부산대학교 여성연구소 전임교수
  • 류제성
    법무법인 진심 변호사
  • 장은주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 전진성
    부산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 조현순
    한국여성CEO센터 대표
  • 변영철
    법무법인 민심 대표
  • 오정진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정민석
    (사)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