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까치가 울면 마을이 산다🌿! – 백복주 파친님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곳! (바다?) 틈날 때마다 찾아가는 곳! (방앗간?) 이사할 때 기준이 되는 곳! (…?) 오롯이 개인적으로 답하자면, ‘도서관’입니다.🤗 모든 사람이 곧 책이라는 뜻으로 ‘사람책’이라는 말을 쓰던데요. 다정한 첫인사는 문학(800)이었고, 엄마로서 필요했던 철학(100)은 활동가의 문제의식(사회과학300)이 되었고, 와중에 취미는 자연과학(400)과 기술과학(500)이요, 꿈은 역사(900)인 사람📗. 9월의 파친님은 맨발동무도서관의 백복주님입니다!
#1. “파친님, 스스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 북구 화명동 대천마을,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상근활동가로 11년째 지내고 있는 백복주라고 합니다. 파란색을 좋아하고, 바다🌅도 무척 좋아합니다. 식물에 관심이 많고요. 소박하게 요리🍱해서 함께 먹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많이 좋아합니다. 도서관에서 사무장과 마을 아카이브를 담당하고 있고요, 마을 사람들은 저를 ‘까치’라 불러요. 도서관에 다니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공간에 있었는데, 그때 제가 쉴 새 없이 떠든다고 까치래요. 참새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참새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서…😂 깍깍!
#2. “파랑은 어떻게 알고 연을 맺게 되셨어요?”
부산형사회연대기금 사무실에서 정귀순, 한아름 선생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그때 명함을 주셨는데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이라고 적혀있더라고요. 부산에도 인권 관련 지원조직이 생기는구나, 참 반갑다!🥰 생각했어요. 그 뒤에 파랑에서 하는 명절선물나눔‧건강돌봄‧모금기획워크숍에 참여하면서 파랑에 대해 조금씩 더 알게 되었고 파랑의 친구💙가 되었어요!
#3. “어떻게 맨발동무도서관의 까치가 되셨나요?😃”
2009년에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왔어요.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서 공동육아협동조합이 있는 이곳으로 오게 된 거죠.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째를 키우고 있을 때였는데 제가 산후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었거든요. 우연히 지금 일하는 맨발동무도서관에 들어갔는데, 저랑 아이가 엄청난 환대🎉를 받았어요. “못 보던 얼굴이네~ 너는 어데서 왔노?” 하면서 아이랑 눈을 맞추더니 아이를 안아주더라고요. 그때 아이는 낯가림이 심하고 밤낮이 바뀌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분한테는 폭 안겨서 생글생글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그분이 “아기 엄마는 좀 쉬어요.” 그러는 거예요. 그날 도서관 다락방에서 울면서 잠들었어요.🌙 고맙고 힘들고 아무튼 복잡한 감정이 몰려오는 순간이었어요.
그 뒤에 도서관 단골손님이 되고 후원자가 되고 자원활동가가 되었죠. 아이도 자라났고요. 둘째가 어린이집에 가게 되자 관장님이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어요. 정말 1초도 생각 안 했어요. 고마움이 너무 컸어요. ‘내 아이를 함께 키워준 도서관에서 나 어떤 일이든 해 볼래!’ 그래서 그때부터 생각지도 않은 도서관 활동가로 살게 된 거죠. 여기까지는 아름다운 이야기💐, 그 뒤부터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어요. 활동가라는 이름을 받아들이는 일도 쉽지 않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하고도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그래도 기다려주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부한 사람들 덕분에 조금씩 활동가로 성장🌳하고 있어요.
#4. “파란만장, 우여곡절 성장통이 느껴져요. 까치의 하루살이와 꿈을 듣고 싶어요!”
‘쉬는 날은 절대 일하지 않는다’ ‘도서관의 일상을 회복하자’ 올해 활동가들과 함께한 약속들이에요. 상반기에는 잘 지켜진다 싶었는데 하반기에는 많이 무너졌어요. 그래도 예년과 달리 외부로 나가는 일정을 많이 줄여서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아졌어요. 아침에 출근해서 청소하고 마을 사람들을 기다려요.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과 인사를 나누어요.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책📘을 골라주고, 이야기가 필요한 사람들하고는 이야기를 나누어요. 가끔 함께 울고 싶어 하는 사람들하고는 함께 울고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오면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아요. 그러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원하는 사람 누구하고든 같이 밥을 먹어요. 제가 바라는 일은 이렇게 도서관의 일상을 잘 지키는 일이에요. 제가 도서관의 환대로 저 자신을 지킬 수 있었던 것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제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또 한 가지 정성을 쏟는 건 공동체 활동을 기록하는 일📝이에요. 공동체 활동에 대한 기록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서 남아있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요. 그래서 올해는 마을 활동가들과 함께 관련 공부도 하고, 도서관의 기록부터 하나씩 정리해가고 있어요. 이 일이 계속되어서 활동의 기록이 공유되고 잘 쓰이면 좋겠어요. 이게 요즘 가장 바라는 일이에요.
#5. “파랑의 친구로서 파랑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
파랑에 바라는 게 뭐가 있겠어요. 지금도 충분히 멋지고 잘하시는걸요! 늘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 파랑🌊~ 혹시 제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줘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함께 할게요. 깍깍!🤗
과거에 대한 현재의 기록은 미래를 밝힙니다. 그래서 기록이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입니다. 이 작업을 함께 울고 웃는 도서관의 일상에서 해내고 있는 파친님을 응원하고 존경합니다. 파친님을 알기 전, ‘맨발동무도서관’이란 곳을 소개받은 책의 마지막 구절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상처가 기록이 되고 기록이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인간을 자유롭게 하도록 이제, 아카이브를 시작할 시간이다. (<기록이 상처를 위로한다>, 안정희, 이야기나무, 2015)
아,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곳은 어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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