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파친코 45화 / 이숙견

지금 파랑은

[파친코] 합리적인🌿 사람! – 이숙견 파친님

전쟁으로 인한 폭격 소식이 끊이지 않습니다. 무너지는 건물을 배경으로 얹어지는 사망자 숫자가 무겁습니다. 일상의 의미를 새삼 새기는 와중에, 일상에서 끊이지 않는 사망 소식도 있습니다. 일상을 꾸리기 위한 노동과정에서 벌어진 산재 사망은 그 모순이 기막힐 따름,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생동하는 3월🌱, 일상의 안전을 위해 활동하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이숙견 파친님을 모십니다!

 #1. “파친님, 스스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부산위원회(이하 한노보연) 상임활동가이자 부산위원장인 이숙견😄입니다. 이전에는 보건의료운동 단체인 민중의료연합 부경지부에서 활동했고, 2003년 한노보연이 출범하면서 이곳에서 23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래되었네요!

대학 다닐 때부터 사람들과 함께 술 마시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활동을 계기로 모임도, 만나는 사람들도 많아서 자주 뒤풀이 자리에 갔거든요. 젊을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체력적으로 한계가 오는 거 같아요. 15년쯤 전부터 마라톤대회에 참가🏃🏻했고, 1년에 한두 번은 대회(10킬로만!)에 나가요. 수영을 일상적으로 하는데요. 활동하면서 정신적으로 힘을 많이 쓰다 보니, 하루 1시간 정도 무념무상으로 몸만 움직이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구요. 수영을 통한 활력🏊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2. “파랑은 어떻게 알고 연을 맺게 되셨어요?”

파랑의 정귀순 이사장님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이사장님을 처음 만난 때가 1995년입니다. 당시 민중의료연합 부경지부 사무실이 정귀순 이사장님이 활동하시던 ‘외국인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현재 이주민과함께)’의 공간에 있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고 있고, 긴 세월 이사장님이 저에게 많은 가르침과 위로를 주셨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2022년 파랑의 창립을 지켜보면서 지역에서 소중한 단체💙가 만들어지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파랑에서 하는 여러 지원사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2023년 한노보연 회원들과 함께 ‘화학물질바로알기연구모임📚’을 구성한 후 ‘모여랑’의 지원을 받아 넉넉하고 즐거운 모임 운영과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었고요. 또 건강돌봄사업과 명절선물나눔사업에도 참여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서 명절 때마다 선물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조금 허전했는데, 파랑에서 나누어주는 선물🎁은 그러한 허기를 달래주었어요.

#3. “파친님과 함께함은 파랑에도 커다란 기쁨이어요! 파친님이 활동하시는 한노보연은 어떤 단체인가요?”

한노보연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만들고,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과 삶을 기준으로 노동과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예요. ‘한국노동’👷에 담긴 계급성과 ‘안전’🚧을 지향하는 현장성 그리고 ‘보건연구소’🩺에 걸맞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현장연구와 교육 활동, 상담사업과 지역연대사업 등을 하고 있어요. 나름 전국구로 부산을 포함하여 서울과 경기도 수원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노조 간부와 조합원)·의료인·법률인·단체 활동가들이 주된 회원이고 이들의 회비와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있답니다.

저희 활동은 현장(노동조합)과 함께 하는 활동이 많은데 처음에는 현장을 만나는 것부터가 어려웠습니다. 말씀드렸듯 노동안전보건활동은 현장성과 전문성이 받쳐줘야 하는데, 초반에는 현장 경험이 적고 전문성보다 열의만 가득했기에 제대로 상담이나 설명을 못 했어요. 스스로 실망과 자책을 많이 했습니다. 사망사고를 들을 때마다🙏 밀려오는 조급한 마음에 서둘렀던 것 같아요. 다른 지역 선배 활동가들을 찾아가 배우고,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경험도 쌓고 연대하면서 자신감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어요. 지금은 부산지역에서 노동안전보건과 관련하여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여전히 배우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4. “열의에 최선을 더한 파친님의 모습이 멋져요. 전국구의 사안을 다루지만, 부산에서의 활동을 소개하신다면요?”

단체에서 하는 지역연대사업 중 대표적인 것이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활동인데요. 작년 2월 14일 기장군에 있는 반얀트리호텔 화재참사🎗️로 6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고, 화재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재판 방청 등을 통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반얀트리호텔 화재참사와 같이 한 해 부산에서 업무상 사고와 질병으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100명 이상이나 됩니다. 이 중 절반이 업무상 사고로 사망합니다. 노동자가 살기 위해서 일하러 간 현장에서 오히려 죽고 다치거나 아프게 되는 현실은 정말 바꿔야 해요.

예전과 다르게, 특히 새 정부 들어 노동자의 건강권과 중대 재해에 관심이 높아져서 할 일도 많아졌고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요. 최근에는 부산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부산지역 특성에 맞는 중장기과제-항만노동자🚢 건강권 대응-를 선정하여 현장의 문제점과 항만노동자 건강권 실태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해보려고 해요. 이와 함께 그동안 중앙정부 관할이었던 ‘노동’에 대해 지방정부에게 그 책임과 권한을 이양 중이라서, 지방정부의 산업재해 예방정책과 역할을 요구하고 제기하는 활동🔊도 해보려고 합니다. 지역 특성에 맞는 노동정책 수립, 이를 위한 조례 제정 등 지방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많거든요.

상임활동가가 저 혼자라서 닥친 일들을 해내느라 정신이 없지만😂 일하는 사람이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야, 부산시민도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겠지요. 이러한 활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한노보연이 궁금하시다면? kilsh.or.kr

#5. “귀한 단체가 부산에도 있어 든든합니다! 그동안 활동을 지속할 수 있던 힘과 앞으로의 꿈을 듣고 싶어요!”

이 단체에서 23년간 활동해왔기 때문에 한노보연은 제 인생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네요. 그동안 많은 분을 만났어요. 하루아침에 중대 재해로 가족을 잃어야만 했던 유족, 발암물질임에도 노동자에게 물질의 위험성을 전혀 알려주지 않아 석면으로 인한 폐암과 폐질환으로 아프거나 사망한 피해자들, 삼성반도체 산업 피해자들, 그리고 해고의 위협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노조·노동안전보건활동을 하는 현장 활동가들. 이들 모두가 저에겐 큰 스승이자 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힘💗입니다.

마지막으로 바람은, 무엇보다도 부산지역에서 노동안전보건 역량을 넓고 깊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 분야의 활동가들을 키워내고 역량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현장과 공간을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부산에서 이러한 공간이 만들어져 다양한 부문의 활동가들이 서로 연결되고 운동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6. “파친님의 꿈이 실현되도록 파랑도 애쓰겠습니다! 끝으로 파랑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

5년도 안 된 파랑은 벌써 지역에서 너무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파랑의 친구로서 뿌듯하고 감사드려요. 지금처럼 부산지역 인권활동가들의 쉼과 성장을 돕는 울타리로서 꿋꿋하게 활동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파친님은 파랑에서 2023년에 펴낸 📘『나, 활동가』의 주인공 중 한 분입니다. 그 책에는 임상병리사를 그만두고 활동가가 된 사연이 있어요.

“합리성은 주어진 조건에서 자신의 목표와 가치에 부합하는 선택을 하는 능력이다.” (조일준, 「경제는 ‘합리적 바보’가 아니라 ‘윤리적 인간’의 자유로운 활동」, 『한겨레』, 2026.3.13.)

주말에 신문을 보다가 이 구절에서 파친님을 떠올렸어요. 파친님과 원고를 검토하던 중 파친님이 슬그머니 지운 내용을 굳이 소곤거림은, 지금 우리에게는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할 사회🕯️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하여 애쓰는 파친님을 응원하며, 그 길에 파랑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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