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파친코 34화 / 이재홍

지금 파랑은

[파친코 34화] 감사의 기술 – 이재홍 파친님

어수선했던 겨울 지나 안타까운 산불 소식으로 맞이한 봄날, 눈·비·바람 요란한 중에도 일상을 더듬어 찾아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 중, 파랑과 같은 공익법인은 4월에 결산 공시 등의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사업에 집중하다 보면 회계 관련 업무가 부담스러운데, 곁에서 꼼꼼히 챙겨주시는 곳이 있습니다. 4월에 모시는 파친님은 파랑의 일상을 든든히 받쳐주는🌱 이재홍 이촌회계법인 대표님입니다!

 

#1. “파친님, 스스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촌회계법인 부산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이재홍 회계사입니다. 회계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지는 2001년부터 시작했으니까, 25년 정도 되었네요. 2006년까지 안진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2007년부터 이촌회계법인에서 일했습니다. 그 사이 2002년에 결혼해서 아들, 딸과 가족을 이루어 부산에 살고 있답니다. 이런 자리에 소개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만, 파랑의 감사🙂로서 1년에 서너 번 회의에 참석해 귀동냥으로 인권을 배우고 있습니다. 

#2. “파랑은 어떻게 알고 연을 맺게 되셨어요?”

<이주민과 함께>의 대표로 계셨던 정귀순 대표님이 파랑에서 새로운 일을 하신다는 것을 알고 인연이 되었어요.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이주민과 함께>에 아내와 같이 간식팀으로 간 연이 파랑까지💙 이어졌네요.

#3. “오랜 기간 회계사로서의 경험에서 힘들거나 즐거웠던 때를 꼽아 보신다면요?”

저는 거제도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주로 유학 갔어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부산으로 대학 진학, 그리고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서 지금까지 회계사로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 중 회계사로서의 전문분야🧮는 물류 그리고 건설·금융·회생·회사인수가 있습니다. 회생과 회사인수는 회사의 흥망성쇠에 따라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고 누구에게는 절망과 고통이 따르는 일이라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경영자에게는 지금까지 자신의 역사가 없어지는 듯한 고통이고 종업원에게는 안전했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모두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그 업무를 행하는 저도 감정이 이입되어 힘들게 마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2012년 이후부터 회생 용역은 하지 않습니다.

회계사뿐 아니라 전문자격사들의 공통된 즐거움은 그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때 오지 않을까요. 큰 회사의 경영자보다는 영세 자영업을 영위하시는 분들이 국세청 등에 과다하게 처분 받은 세금을 돌려받게 될 때📨. 일생에 한 번 겪을지 모를 세무조사에 대비하여 과세관청과 납세자 간 이견을 조율하고 원만하게 마무리 짓고 난🤝 다음, 저녁에 소주 한잔할 때. 소주가 참 달다 싶지요.

#4. “파랑을 도와주실 때도 소주가 달았으면 좋겠어요. 회계를 너무 몰라서 답답하시지요…”

회계는 단식부기와 복식부기로 나누어지는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세입세출, 즉 수입과 지출예산💸을 세워서 실제 집행된 세입과 세출로 통제하는 방식을 취해왔습니다. 그러나 민간은 수입과 지출로만 결산이 된다면 회사의 재산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1년에 얼마를 벌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누적적으로 얼마를 벌었는지를 알 수 없게 되어 신규투자나 배당정책 등을 쓸 수가 없어 복식부기에 의존해왔습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도 이를 반영하여 세입세출로 결산도 하고 복식부기로 결산하고 있습니다. 공익단체도 마찬가지로 세입세출을 기본으로 하고 복식부기로 공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용하는 투자가 등 이해관계자가 많지 않고 그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가 이루어지고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는 ‘공익법인 등’이다 보니 복식부기에 대한 이해가 실무자들에게 낯선 것은 당연합니다. 공익법인 등의 실무자가 복식부기 등을 잘 모른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굳이 필요 없는 복식부기를 몰라도 되기 때문입니다. 필요하면 당연히 적응하겠지요. (뜨끔!🙄)

#5. 외길인생 파친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궁금해요!

부산에 오래 살고 싶습니다. 성년이 되면서부터 살았던 부산에 애정이 있습니다. 몇 분만 나가면 보이는 바다, 수도권과 비교하여 높지 않은 주거환경, 낮은 물가, 4계절이 뚜렷하면서도 덥지 않은 여름과 춥지 않은 겨울, 장점밖에 보이지 않는 부산🏖️을 사랑합니다. 근데 점점 고령화되고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언론에 나오면 참 가슴이 아픕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일감을 받을 수 없는 제조업체, 껍데기만 내려와 있는 금융단지, 경쟁력을 잃은 관광산업, 뿌리 자체를 가질 수 없는 IT산업, 부산의 미래를 생각하면 암울해집니다.

인구도, 법인과 개인사업자도, 기존사업도 축소되어 전체적인 부산의 규모가 작아지니 그에 대응하는 회계도 축소되고 있습니다. 부울경의 2024년도 공인회계사 수는 905명으로 전체 회계사 수의 5% 미만입니다. 90% 이상의 회계사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것도 현재 대한민국의 수도권 집중화보다 더 심각한 현상이지요. 이렇게 좋은 생활환경에서 이만큼 산업이 후퇴하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한편 이제 50대 중반이 되었으니, 사람들과 만나면 말수를 줄이고 되도록 혼자만의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체력이 된다면,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6. “감사님으로서 이미 파랑에는 큰 도움을 주고 계신걸요. 마지막으로, 파랑의 친구로서 파랑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

파랑의 사업보고를 들을 때마다 참 알뜰하게 일을 잘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사업들⭐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고맙습니다. 공동체에서 꼭 지켜야 하는, 그리고 그것이 지켜짐으로써 유지되는 공동체의 한 면을 유익하게 책임지고 있는 파랑을 항상 응원 드립니다.

이사회를 마치고 이어진 밥자리에서 마침 앞자리에 앉은 파친님께 여쭈었습니다. “회계가 재미있으세요?” “네.” “어떤 점이요?” 질문 뒤 속으로 ‘수입과 지출 합이 맞아떨어질 때!’를 호기롭게 떠올린 제게 들려온 대답은 아득하기만 했습니다. “돈의 흐름을 보면 그 조직이 보여요.” ‘기술’이 ‘술수’로 쓰이는 요즘, 감시하는 직업인 회계사로서 기술의 목적을 명확히 짚은 파랑의 감사님을  이 꼭지에 모시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고사에 무식한 막무가내로 얻어낸 “다음에…”라는 대답을 지켜주신 파친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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