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파친코 31화 / 최지은

지금 파랑은

[파친코] 아름다운 사람🌼 – 최지은 파친님

참으로 역동적인 12월입니다. 다시 깃발이 펄럭이는 광장에 선 겨울☃️이지만, 곁에 있는 이들의 온기로 시릴 수 없는 연말입니다. 우직하고도 발랄한 깃발들을 바라보는 반가움과 즐거움은 또 다른 온기가 되어 광장🎆을 뒤덮습니다. 여기에, 나의 깃발을 세우지 않고 모두의 깃발이 나부끼도록 터전을 내어주는 곳이 있습니다. 12월의 파친님은 아름다운재단의 최지은 매니저님입니다!


(사진: 임다윤 작가)

#1. “파친님, 스스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자칭 타칭 ‘최지’라고 합니다. 질문이 많고(어렸을 적에는 질문 좀 작작 하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죠. 훗😂) 목욕탕과 아침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2. “파랑은 어떻게 알고 연을 맺게 되셨어요?”

제가 일하는 아름다운재단에는 우리 사회 변화를 만들 신생공익단체🌱의 등장과 성장을 지원하는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이 있습니다. 2021년 파랑이 지원단체로 선정되면서 처음 알았고 그때는 먼발치에서 바라만 봤는데, 2023년 한아름 사무국장님을 다른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파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지역에서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의 뒷배가 되어주는 파랑의 활약과 그 안에 담긴 세심함에 응원을 보내고 싶어 친구💙가 되었습니다~

#3. “그 파랑의 뒷배가 되어주신 아름다운재단에 감사 인사를 먼저 드리고요, 말 나온 김에 재단 소개와 함께 파친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들려주세요!”

아름다운재단은 <모두를 위한 변화, 변화를 만드는 연결🤝>을 미션으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활동을 지원하고, 나눔으로 시민들이 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재단은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부터 아동청소년 문화지원이나 기부문화 연구까지. 이미 재단을 만나보셨던 분이라면 만나신 경로에 따라 재단의 다른 역할들을 보셨을 거예요. 재단에서 일한 지 언 6년이 되어가지만 ‘재단은 OO입니다.’ 하고 딱! 정의하는 게 늘 어렵네요.

그럼에도 제가 생각하는 재단은, 미션이 선언한 대로, 모두를 위한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를 만드는 연결을 이어가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일은 공익, 포용, 도전, 협력, 투명의 가치에 따라 행해지고요. 저는 변화사업팀에서 우리 사회 변화🌀를 만드는 여러 배분사업을 기획/운영하고 있답니다.


(사진: 임다윤 작가)

#4. “부문과 대상을 포괄하는 ‘중간지원조직’을 풀어 말하기가 어렵다는 것, 파랑으로서 충분히 이해해요. 중간지원조직 (선배님이자) 활동가로서 파친님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요!”

어쩌다 보니, 제가 그동안 해온 일은 중간지원조직의 실무자였어요. (사)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라는 지금은 사라진 단체에서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등이 필요로 하는 프로보노를 연결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프로보노 매니저로서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전문가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일이었죠. 제 손으로 직접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닌, 둘 사이 중간에 있는 위치 때문에 당시 ‘나의 전문성은 뭘까?’ ‘나는 무엇을 잘하지?’ 고민🤔했던 것 같아요.

재단에서 일하면서도 처음부터 ‘중간지원조직 실무자’라는 인지를 별로 못했어요. 그러다가 뭔가 더 직접적으로 역할을 하고 싶을 때 ‘우리는 지원하는 사람들이야. 그러니 그건 우리의 역할이 아니야.’ 라고 주변에서 말하면, 그때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제가 있는 곳이 어딘지🗺️를 떠올리게 되죠. 문제 해결에 나서기보다는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중간지원조직 활동가가 가진 위치인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덜 하고 있다는 느낌?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어요. 특히, 지원하는 의제나 활동이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을 때, 더 간질간질해요.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사진: 김권일 작가)

그 간지러움은 중간지원조직 활동가의 숙명이지만, 또 동시에 한 의제나 활동에 매여있지 않아서 여러 활동을 정말 넓게,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큰 즐거움이에요. 재단에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이 있는데, 단체들이 진행하는 공익 프로젝트를 1년간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이 사업만 하더라도 거의 스무 개에 달하는 단체의 활동을 볼 수 있어요. 그 단체의 활동가들만큼은 알 수 없지만,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만큼은 그 사회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관심 갖고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아요. 일터에서 벗어나면 중간지원조직 활동가가 아닌 저도 한 명의 시민🕯️이잖아요. 일로써 만나게 된 단체와 활동에 시민으로서 참여할 기회가 많이 열린다는 점이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면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에요!

#5. “연말이 어수선한데요, 어찌 보내고 계신지요? 더불어 파친님의 꿈이 있다면요^^?”

제가 12월 1일에 생애 처음 수영을 시작했어요. 올해를 넘기지 말고 꼭 배우자고 마음먹은 터라 12월에 등록했는데, 수영장보다 여의도에 더 자주 간 거 같아요. 국회 앞에서 사람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더 많은 문제에 이번과 같은 에너지🔥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소망이 들었어요. 탄핵이 가결되고, 잘못한 이들이 벌을 받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게, 더 많은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비롯해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 갖고 실천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사실 2016년에도 촛불을 들면서 그런 소망이 있었거든요. 그 이후가 제 소망대로 된 것 같지는 않아요. 이번에도 그럴 공산이 크지만, 그렇대도 소망은 멈추지 않으려고요. 이 고비를 넘기는 에너지가 어디로, 어떻게 가 닿을지 모르니까요.

꿈이 있다면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늘 읽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할머니요. 거창한 배움이 아니어도 새로운 일을 탐구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남은 연말, 꼭 수영해야지!) 

#6. “마지막으로, 파랑의 친구로서 파랑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

지원조직에 있는 활동가들이 다른 이의 쉼을 챙기다 정작 본인을 돌보지 못하는 걸 종종 봅니다. 그래서 저는 파랑의 활동가들이 부산 인권활동가들의 쉼을 챙기듯 스스로 챙기며 활동하시길 바라요. 콧바람도 흥흥 쐬어 주고🌬️, 힘들 때 ‘쉬었다 가자!’ 하는 여유를 부리고, 아낌없이 나를 돌봐주세요. 그래야 여럿이 함께, 더 힘차게, 오래 멀리🌳 갈 수 있으니까요 🙂

지난달 파랑에 뜬금없는(!) 일시후원이 세 건 있었습니다. 추적한 결과, 파친님이 본인의 생일선물 대신 단체 기부를 요청💌했고, 그 단체 중 파랑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적 사건을 공적 활동으로 전환하는, 지원조직활동을 일상에서 실현하고 계신 파친님께 연대와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그리고 또박또박 읊조리는 노래와 함께, 모두의 평안한 연말⭐을 소망합니다.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그이는, 아름다운 사람이어라.” (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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