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는 인권의 자리들] #11. 희망베프

사업

우리 곁에는 다양한 현장의 활동가들이 힘껏 틔워내고 애써 일구어온 인권의 자리들이 있습니다.

2022년부터 파랑이 <모여랑>과 <오늘의인권>을 통해 만난 인권의 자리들만 해도 도시빈민,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퀴어, 노동, 기후환경 등 38곳에 이릅니다. 하지만 저마다의 질문과 방식으로 만들어온 인권의 자리들이, 같은 지역 안에서도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운동을 만나 기록으로 잇는 네트워크 프로젝트 <연결되는 인권의 자리들>을 시작합니다. 활동가가 다른 활동가의 현장을 찾아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그 만남을 인터뷰 기사와 영상으로 기록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앞으로 소개될 이야기들에는 우리 곁에 인권의 자리, 그곳을 일구어온 사람들, 그리고 서로의 만남에서 발견한 새로운 연결이 담겨 있습니다. 한 사람을 만나 귀 기울인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인권의 자리를 발견하고, 지역 인권운동을 함께 응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서로의 운동을 만나 새로운 연결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만나볼까요?

장애인에게 ‘하고 싶은 일’은 사치인가

‘희망베프’ 홍연재 인터뷰

(기록: ‘청정밴드’ 손현준 )

<청정밴드>를 지금까지 운영해 오면서 본래의 멤버들과 협업을 한 객원멤버들이 있었다. 기존의 멤버는 리더 손현준, 피아노 강대현, 보컬 김인철, 촬영의 서홍석까지 튼튼한 구조를 이루고 있었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서브보컬과 에그쉐이크(박자담당)를 추가했었고 이때 함께한 선생님은 우리 송국클럽하우스의 과장님(서브보컬)이 활약을 하셨다. 그리고 약 6개월이 지나 과장님께서 인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를 해주셨다. 그 연결점은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이었고, 2025년 과장님의 마당발이 본 역할을 제대로 하였음을 증명했다. 그렇게 인연과 인연이 만나 희망베프의 손연재 님을 만나 함께 인터뷰를 하였다.

“장애인은 왜 ‘할 수 있는 일’보다 ‘해도 된다고 여겨지는 일’만 해야 하나요?”

손현준: 어떤 문제의식이나 고민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홍연재: <희망베프>는 총 3명이에요. 저와 아예 안 보이는 시작장애인 한 명, 비장애인 한 명이에요. 시각장애인 언니는 원래 꿈이 성우였어요. 대학 진학을 할 때 원서를 여기저기 넣어봤는데 면접에서 장애인이라서 안 된다는 말을 들었대요. 보호자가 24시간 같이 있을 수 있냐든지, 지원자가 많은데 특별한 강점이 없으면 경쟁자가 많아서 안 된다든지… 결국 면접에서 떨어진거죠. 외국 사례는 어떤가 찾아보니까 시각장애인은 물론이고 뇌병변장애인이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성우도 꽤 있더라고요. 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잘 받아들여지고 이씨는데 왜 한국에서는 대학의 문이 이렇게 높고 직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왜 이렇게 저조할까?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손현준: 함께하고 있는 활동이나 단체를 소개해 주세요.

홍연재: 방금 설명해드린 대로 장애와 직업권, 장애인의 직업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해서 모였습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하고 있어요. 벡스코에서 열리는 취업박랍회에 참여해서 설문조사도 해보고 가능하다면 일자리센터 담당자분들 인터뷰도 해서 이런 문제가 있구나 찾아내고 어떻게 하면 인식 개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또 개선 방향을 찾아서 캠페인을 열기도 하고 인권위원회에 내용을 전달하는 것도 목표이긴 해요. 이 모든 게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방법을 더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손현준: 활동을 진행하면서 새롭게 발견하거나 배우게 된 것이 있었나요?

홍연재: “왜 장애인은 비장애인들처럼 8시간 동안 일하는 일자리를 안 주지?” 하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스스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활동을 하면서 깨달았어요. 함께 활동하는 언니가 “8시간만이 답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좀 반성을 하게 되면서 새롭게 배우게 된 것 같아요. 장애인 당사자 한 명 한 명에 맞춘 일자리 환경과 조건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손현준: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사람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홍연재: 저희 팀이 3월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많은 활동을 해오진 않았지만, 이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 사람이라면 복지관의 담당자분들께 되게 감사했죠. 친절하게 답장해주시고,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지을 수도 있을 텐데 직접 나오셔서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그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손현준: 활동을 이어오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과 고민이 깊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홍연재: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만들고 하는 이 활동을 하면서 고민이 깊었던 순간은, 이렇게 한다고 진짜로 뭔가 변화가 있을까 하는 지점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게 제일 큰 고민이었는데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긴 해요. 뭔가 자료를 만들거나 정책 제안 등 실질적인 방안을 만들더라도 얼마만큼의 사회적 영향력을 끼칠까? 이런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작은 격려의 한 마디에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해주신 팀장님들이 “관심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 와서 인터뷰해줘서 고맙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때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손현준: 파랑에서 지원한 <모여랑>에서의 경험은 지금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홍연재: <모여랑>을 통해서 저희가 우리 이거 한 번 해볼까?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모여랑>을 하면서 여러 지원을 받은 덕에 인터뷰도 진행할 수 있었고 여러 운영 측면에 있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손현준: 지금의 활동과 대학 졸업 이후의 활동에 좀 차이점을 두고 싶다면 어떻게 달라지고 싶은지요.

홍연재: 저는 졸업 후에는 장애인이나 인권 쪽으로 사업을 하고 싶다고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근데 이게 약간은 별개의 생각이긴 한데 약간 사회적 교육? 비영리 이런 쪽으로도 활동 범위를 넓혀 강의도 해보고 싶고, 캠페인으로 시민들의 편견과 낙인을 해소하고 싶기도 하고요. 좀 더 확장해 가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공익을 위해서 이런 분야 쪽의 일들을 해보고 싶네요.

손현준: 처음에 인권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어떤 거였나요?

홍연재: <모여랑> 하기 전부터 제가 인권에 관심이 많긴 했거든요. 장애인 쪽이나 장애인권에 관심이 많긴 했는데 좀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몰라서 <장애인인권대학생청년네트워크>, 장대넷이라고 줄여서 부르는 모임에 참여를 했습니다. 거기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모임도 해보고 총회도 해보고 그랬는데, 그게 저에게는 인권활동을 하게 된 제일 처음의 활동이었을 거예요. 뉴스도 많이 보고 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있구나’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어서 ‘나도 뭔가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에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손현준: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게 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홍연재: 저는 아무래도 주변에 장애인 친구들, 시각장애인이나 저처럼 휠체어를 타는 친구들이 있어 가지고 친구들 얘기 듣다보면 다 직업이나 진로 고민이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직업을 구하기 힘들고 사회적 편견도 많고 그래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어요. 장애인의 직업과 관련해 알아볼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희망베프 활동도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고, 활동을 하며 생기는 힘들이 제가 활동을 계속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해요.

손현준: 비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나 지역만의 강점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홍연재: 강점은 잘 모르겠지만 단점이라고 하면 인터뷰하면서 들은 얘기가 떠올라요. 한 분이 “서울에서나 수도권 쪽에서는 가능하지만, 부산에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처음에 그게 무슨 말인가 했거든요. 근데 이제 생각을 해보니까 서울이나 수도권 쪽에 사람이 많은 만큼 장애인들도 많고 되게 다양하거든요. 근데 제가 들어보니까 부산에는 예를 들어서 시각장애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복지관이 두 곳이래요. 근데 서울에는 구별로 다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지역의 한계가 직업의 측면에도 있는 것 같아요.

손현준: 그럼에도 이 지역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연재: 단순하긴 한데 제가 부산 토박이라서 부산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있고 아무래도 서울 쪽에는 장애인 관련 활동이 좀 많을 것 같거든요. 직업 선택권에 대한 것도 상대적으로 수도권에는 활동이 굉장히 많을 거란 말이죠. 부산에는 찾아봤는데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것 자체가 강점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현준: 다른 활동가나 단체와 연결되며 힘을 얻었던 경험이 있나요?

홍연재: 지난번에 <꿈꾸는 베프>랑 인터뷰를 했거든요. 이번이 두 번째 인터뷰이고요. 힘을 얻었던 것은 아무래도 <꿈꾸는 베프>도 장애인 쪽이고 <청정밴드>도 장애인 쪽이잖아요. 다들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당사자가, 또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구나 이거 자체가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손현준: 그러면 앞으로 부산, 경남 지역 인권 운동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협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까?

홍연재: 아무래도 인권운동도 되게 다양하거든요. 장애인 쪽도 있고, 성소수자 쪽도 있고, 아니면 환경도 있고 이것저것 다 있는데, 이쪽이 사실 저도 안 해봤긴 하지만 뭔가 서로 유형은 다르더라도, 분야는 다르더라도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좀 다양한 쪽으로 각자가 협력해 봤으면 좋겠어요.

손현준: 이제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홍연재: 저도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이게 시작하는게 되게 거창한 게 아니거든요. 그냥 하고 싶으면 본인이 친구들이랑 또 혼자서 뭔가를 만들어 보고 하는 것도 저는 시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하고 싶으면 일단은 뭐든 도전을 해보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손현준: <희망베프>로 함께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홍연재: 이 활동을 하자고 했을 때 같이 해줘서 고마워요. 이 아이디어가 셋이서 논의해서 나온 거거든요.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좀 바쁘게 살아도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맙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사회적 약자 계층들이 많이 있음을 다시 한번 알았다. 정신장애인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지켜보며 다시 한번 마음을 바로 잡는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계속되는 활약을 통해 청정밴드를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정신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꽃이 피어나기를 소망하며 나의 소박하고 아담한 글을 마치려 한다.

 

<청정밴드>는 청년 정신장애인의 줄임말로 세상에 만연한 편견을 해소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부산 시민이 되고자 열심히 봉사하며, 공연을 하는 장애인 밴드입니다.

♥2사업연대지금 파랑은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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